Sunday, July 23, 2006

여당 의원들 “미군기지 지하수 부유기름 두께가 5m”

협상담당자 인책요구, 청문회ㆍ국정조사 추진

한국에 반환됐거나 반환될 예정인 주한미군 기지의 오염도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주장이 열린우리당 내에서 제기됐다.

우리당 우원식(禹元植) 최재천(崔載千) 정성호(鄭成湖) 의원은 23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요구사항만 일방적으로 수용한 졸속 협상 탓에 오염처리에 드는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됐다"며 이 같은 자료를 공개했다.

정부는 지난 14일 반환기지 환경치유 협상결과를 발표하면서 환경오염조사가 완료된 29개 기지 중 26개 기지의 토양 및 지하수가 오염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소개했으나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반환기지 15곳 중에 13곳은 토양오염이 심각하고 이 중 8곳은 지하수 오염까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파주 하우스 기지는 토지오염의 경우 석유계 총탄화수소(TPH)가 기준치의 55배, 납과 아연이 각각 9.7배 수준이었고, 지하수 오염의 경우 TPH 200배, 페놀 70.6배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주 그리브스 기지는 토양 오염이 TPH 기준 58배, 지하수 오염이 벤젠 기준 22배 수준이었다.

15개 반환기지 외에 한국측이 기지를 관리하고 있는 ▲파주 게리오웬 ▲의정부 캠프카일 ▲동작구 캠프그레이 ▲평택 CPX 훈련장 등 4개 기지의 오염도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파주 게리오웬기지에서는 토양 오염이 TPH 기준의 95.6배, 지하수 오염도 TPH 2배 수준이었다.

이들 의원은 "동작구 캠프그레이는 지하수에 떠있는 부유기름의 두께가 70cm에 이르고, 의정부 캠프카일은 무려 5m에 달할 만큼 오염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며 "이들 기지는 미국이 반환협의를 하기도 전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기지관리를 넘겼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미측이 오염된 지하수와 부유물질, 탄화수소 증기 등의 오염원을 원위치에서 복원하는 기술인 `바이오슬러핑'을 통해 오염을 치유하겠다고 밝힌 ▲춘천 페이지 ▲의정부 폴링워터 ▲파주 애드워드 ▲의정부 시어즈 ▲의정부 에세이온 등 5개 기지도 모두 토양 및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상태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춘천 페이지 기지는 토양오염이 기준보다 101배(TPH), 지하수 오염이 기준보다 472.6배(TPH), 39.7배(벤젠)를 각각 초과하고 있고, 의정부 폴링워터는 토양오염 기준보다 32.9배(TPH), 21.4배(구리), 지하수 오염 기준보다 24.9배(TPH) 수준에 달한다는 것.

이들 의원은 "정부는 미군기지 오염실태에 대한 사실관계를 공개하고 무능과 부실로 점철된 협상 담당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필요할 경우 국회 통외통위의 청문회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 (서울=연합뉴스)

기사등록 : 2006-07-23 오후 03:13:55

http://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143480.html



[현장에서] ‘오염 치유’ 발빼는 미군,떠안는 국방부

싸우면서 닮는다고 했던가? ‘벼랑끝 전술’은 북한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미국은 지난달 15일 한국 정부에 반환 예정 기지 15곳을 7월15일자로 한국에 넘기겠다고 일방적으로 통고했다. 반환 기지 환경오염 치유에 대한 양국 간 ‘절차 합의서’는 알 바 아니라는 태도였다.

안하무인식 미국의 태도도 문제지만, 한국 정부의 태도는 더욱 한심하다. 환경을 오염시켜 놓고 이제 와서 나 몰라라 하는 미국의 태도는, 조금 심하게 말하면 “자동차 사고를 내고 뺑소니치는 파렴치범”(녹색연합 성명서)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미국을 감싸안기에 급급했다. 지난 14일 한-미 협상 뒤 정부가 발표한 “8개항으로 치유하기로 한 15개 기지를 반환받는다”는 내용은 그렇게 나왔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8개항 치유’를 미리 합의된 것처럼 포장해 미국의 행위를 정당화해 준 것이다.

더구나 국방부는 미국한테 관리권을 넘겨받은 기지 수 발표마저 축소했다. 의정부의 카일, 파주의 게리오웬, 서울의 그레이 등이 그곳이다. 이 기지들은 그나마 미국이 주장하는 8개항의 치유조처마저 끝나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이들 기지의 열쇠꾸러미부터 덜컥 넘겨받았다. 미군이 경비용역을 철수하자, 국방부는 친절하게도 한국군 병사들을 배치해 경비·관리를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실이 밝혀진 뒤 국방부가 내놓은 해명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미군은 경비용역업체에 맡겨 기지를 관리하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우리는 병사들을 보내면 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안 돼 지원하는 것이다.” 미군의 경비 절감을 위해서는 우리 병사들을 동원해도 된다는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미군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친절한 국방부’ 때문에 환경오염 처리를 둘러싼 한-미 협상에서 우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기사등록 : 2006-07-18 오후 07:34:41

http://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4234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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