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June 30, 2006

선생님! 나비랑 풍뎅이가 친구하재요

횡성 ‘홀로세 생태학교’

산으로 들로 내달리는 아이는 아이다워 보인다. 녹음이 푸름을 더하는 여름날,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하대리 ‘홀로세 생태학교’는 도심의 콘크리트 벽 속에 사는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하다. 키보다 큰 포충망을 들고 이리 저리 설치는 어린이, 무더기로 피어 있는 개망초 꽃밭에서 꽃잎을 헤아리기에 바쁜 어린이…. 성격 급한 몇몇 아이는 가재를 잡아 집에 가져가겠다고 냇가에서 첨벙거린다. 동행한 아빠·엄마는 팔짱을 낀 채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다람쥐 좇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린다.

‘홀로세’란 신생대 4기(빙하기)부터 지금까지를 일컫는 지질학 용어. 문명이 진보할수록 잊혀지기 쉬운 자연과 생태를 깊이 생각하자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다.

홀로세 생태학교는 향긋한 풀 냄새와 꽃 냄새, 흙 냄새 가득한 산 속의 분지에 자리 잡고 있다. 사방은 산과 숲이고, 능선이 부드러운 앞산에는 무릎 높이의 풀밭이 펼쳐지고 있다. 이곳은 낮은 봉우리들로 둘러싸인 분지여서 새와 곤충이 살기에 적합하다. 이곳 생태학교는 여러 대학교수와 대학원생도 탐방하는 명소가 됐고, 현장 생태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물들이 들어서 있다. 모든 시설물은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주변의 환경 변화를 최소화하도록 온갖 주의를 기울여 설치됐다.

◆방학맞은 어린이 생태체험 보고

먼저 ‘식물생태관’에서는 이 지역에 자생하는 관목식물과 수생식물을 포함한 500여 종의 식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UFO 나비집’은 나비류 사육장. 이 지역에 서식하는 다양한 나비류를 모두 모아 사육한다. 탐방객들은 나비와 먹이 사슬의 관계를 알아본다.‘수상 연못‘에서는 수서 곤충과 양서류, 물고기를 직접 채집해 수상 생태계 전반에 대한 지식을 얻고, 수생식물과 습지식물을 공부할 수 있다. ‘풍뎅이 교육센터’는 과학적인 생태교육 현장이다. 오디오와 비디오 시설(대형 모니터)을 통해 사전 정보를 제공하고, 소형 전시관에 다양한 곤충(나비·딱정벌레·잠자리·매미·노린재) 표본을 전시하고 있다.

이밖에 각종 딱정벌레류(꽃무지· 풍뎅이·홍단딱정벌레)를 사육하는 실험실, 주간에 채집할 수 없는 곤충들을 야간에 ‘라이브 트랩(light trap)’을 이용해 채집한 후 다음날 분류하고 관찰하는 야간 채집등, 물에서 자라는 곤충과 잠자리를 사육해서 수상 생태계의 먹이사슬과 잠자리의 생태를 재미있게 관찰할 수 있는 그랜드 피라디드 등이 들어서 있다.

◆수백 종 식물·곤충 눈앞에

아이들은 이곳에서 무엇을 배우고 갈까? 제도권 학교에서처럼 주입식 교육을 받는 게 아니다. 아이들은 긴긴 여름 해가 기울면 ‘풍뎅이 교육센터’에 모여 채집한 식물과 곤충을 표본으로 만든다. 동·식물도감에서 참고 자료를 찾아 노트에 적기도 하고, 이곳 이강운 교장선생님에게 질문을 던져 궁금증을 풀기도 한다. 아이들은 교과서에서 그저 막연하게 배운 자연의 법칙들을 산과 들에서 하나 둘 깨우쳐 간다.

이강운 교장은 어려서 낫질 한 번 해보지 않은 순 서울내기이고 대학시절 사학을 전공했지만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교육에 대해 뜻한 바가 있어 두메산골에 생태학교를 세웠다. 그는 영국에서 환경보전학을 공부했고, 서울대 농생물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홀로세 생태학교에서는 당일(교육비 1만원), 1박2일(교육비 7만원) 등 참가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www.holoce.net (033-345-2254)

- 찾아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 둔내 IC에서 빠져나와 횡성 쪽으로 4km 정도 전진한다. 이어 강원도 축산기술연구소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우회전한다. 계속 직진하면 마을 창고 2동이 보인다. 여기까지가 포장도로. 창고 앞에서 좌회전하면 홀로세 생태학교 표지판이 보인다. 안내판에서 비포장도로로 접어들어 1.5km를 내려간다.

* 맛 집 찾아가기 - 들꽃 피는 언덕

횡성군 둔내면 ‘들꽃 피는 언덕’(033-344-1808)에서는 정성이 들어간 ‘쌈밥 정식’을 즐길 수 있다.

상추·적겨자·신선초·커리·근대 등 10여 종의 푸성귀는 텃밭에서 갓 뽑아온 듯 싱싱하다. 밑반찬으로는 묵은 된장 맛이 우러나는 된장찌개와 돼지고기 볶음, 게장, 미역, 새우볶음 등 10여 가지가 오른다. 6000원.

강원도 일대에서 최고의 육질을 자랑하는 횡성 한우를 맛볼 수 있는 ‘불고기 쌈밥’은 특별메뉴다. 쌈밥 정식에 불고기가 별도로 나와 입맛을 당긴다. 등심·삼겹살·백숙·닭도리탕 ·더덕구이·파전·감자전 등 다양한 메뉴도 준비돼 있다. 1만5000원.

* 주변 볼거리

천문인마을 : 횡성군 강림면 월현리 치악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천문인마을에서는 14인치 대구경 천체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천체 사진, 천체 비디오, 슬라이드도 감상할 수 있다. 아마추어 천문가모임, 천체사진동호회 등이 이곳에서 우주를 관측·연구하는 한편 어린이 캠프, 가족 캠프를 통해 일반인들이 별과 우주를 감상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전문 강사들이 계절별로 별자리에 얽힌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www.astrovil.co.kr (033-342-9023)

청태산자연휴양림 :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 청태산자연휴양림은 해발 1200m의 청태산을 주봉으로 인공림과 천연림이 잘 조화된 울창한 숲 속에 자리 잡고 있다. 국유림 경영 시범단지로 지정된 이곳에는 많은 야생 동물도 서식하고 산책로가 잘 닦여져 있다. 숲 속의 집(통나무집)·야영장·야영데크·산림문화휴양관·족구장·캠프파이어장·자연관찰원·향토식물원 등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www.huyang.go.kr 휴양림관리사무소 (033-343-9707)

횡성테마랜드: 횡성군 우천면 두곡리 횡성테마랜드에는 우리 문학사에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히고 드라마로 만들어진 SBS ‘토지’의 오픈세트장이 들어서 있다. 8만5000여 평의 세트장에는 소설의 주인공 서희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길상이 독립운동을 하는 만주 룽징과 하얼빈, 일본 도쿄 거리 등의 세트가 있다. 횡성군은 이곳을 영상 관광단지로 개발하기 위해 참숯가마·펜션·문학관·자연사박물관 등의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www.hsthemeland.com (033-345-5690)
2006-06-30
김서현 (여행작가) ksh5371@yahoo.co.kr

http://www.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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