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발자국, 지구환경을 위협하는 땅따먹기 놀이
달랑 지구 하나 가지고 만족할 수 있을까?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한국 국민처럼 살려면 지구가 몇 개나 필요할까.” 녹색연합의 발표에 따르면 2.26개의 지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수치는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이란 지수로서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가 해마다 발표하는 지구환경에 관한 지표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에 열을 올리고 때로는 경제침체에 심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GDP는 세계 11위이며 국가 경쟁력은 17위이다. 전 세계 약 229개의 국가들 중 상위 5% 안에 드는 ‘무척’ 잘 사는 국가인 것이다. 더불어 생태발자국 지수로 비춰 판단하면 대한민국은 지구자원을 과용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에 있어 우리는 자책감을 느껴야 할 처지인 것이다. 덧붙이자면 위 생태발자국 지수는 2003년 12월에 발표된 것이라, 2년이 지난 현재 우리의 생태발자국은 더 늘어났을지 모른다.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란 무엇일까?
생태발자국에 대한 설명에 앞서 우선, 생태학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생태란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생태도시, 생태환경, 생태교육, 생태문화, 생태공원 등 생태란 수식어는 마치 유행어가 되어버린 듯하다.
생태학이란 학문이 21세기 들어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사실 생태학이 처음 발표된 건 1869년으로 약 1.5세기 전이다. 웹스터 사전에 의하면 생태학은 ‘생물과 그 환경 사이의 관계의 전체성, 또는 그 유형을 연구하는 분야’로 정의된다.
초기 생태학은 개체의 습성, 생리를 환경요인과 관련시키는 분야로 현대의 생태학 개념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현대의 생태학은 6,70년대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생겨났다. 현대적 생태학은 자원고갈과 환경문제를 생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학문이기 때문에 인류활동으로 인한 여러 사회현상들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즉, 자원보존과 환경문제, 생물다양성 유지가 현대 생태학의 주요 연구대상인 것이다.
따라서 생태발자국이란 의미는 생태, 즉 자연에 남겨진 인간의 발자국을 의미한다. 음식, 옷, 집, 에너지 등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토지 등 인간생활에 필요한 자원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토지면적을 헥타르(ha)로 나타낸 지수인 것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자연에 악영향을 끼쳐 ‘생태파괴지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2003년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생태발자국은 일인당 1.8ha(5,400평)이고, 한국인들의 생태발자국은 4.1ha(12,300평)이다. 여기서 2.3ha 차이의 의미는 현재 한국인 한 사람이 다른 나라의 토지 2.3ha를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석유나 곡식, 과일 등 외국에서 수입하는 자원이 2.3ha에서 생산되는 것들이다. 현재 지구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생태발자국 지수는 낮아질 것이 분명하며, 한국이 현 경제수준을 계속 유지한다면 한국의 생태발자국 지수는 꾸준히 높아질 것이다.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의 활동
WWF는 해마다 '살아있는 지구 보고서'(Living Planet Report)를 발표한다. 여기엔 멸종위기 동식물들의 개체수, 산림?광물자원 등 지구 생태에 관련된 중요한 인자들에 관한 조사가 실려 있다. 더불어 에너지 사용량이나 온실가스 배출량 같은 지구생태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는 인자도 조사해 생태발자국 지수로 표기한다.
WWF는 1960년대 전후 아프리카 신생독립국들이 개발과정에서 야생동물을 대량 살상하는 행위를 목도한 영국 생물학자 줄리안 헉슬리가 야생보존을 위해 설립한 단체이다. WWF는 전 세계 과학자들, 공공기관, 기업들로부터 기금을 구성해 야생동물 보호활동을 한다. WWF는 세계 담수생물의 개체 수를 조사하는 활동 등을 통해 생물 멸종의 위험성을 고발하고 있다.
WWF가 조사하는 생태발자국은 다양하다. 농경지, 방목지, 삼림, 어장 등 식량에 관련된 생태발자국과 시가지(built-up land)같은 주거에 관련된 생태발자국, 그리고 핵, 화력, 수력발전 및 화석연료로부터 야기된 이산화탄소에 관한 에너지 생태발자국이 WWF의 연구대상이다.
이러한 생태발자국을 모두 더해 총 생태발자국 값(단위: 10억 ha)을 구한다.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1960년대 이후 총 생태발자국 값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1980년대 이전까지 인류의 생태발자국은 지구 총면적보다 작았으나, 80년대 이후부터는 지구의 수용한계를 넘어서기 시작하였다.
총 생태발자국 값을 지구 총면적으로 나눈 값이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지구의 개수이다. 2000년 인류에게 필요한 지구는 약 1.2개로 이는 자원사용과 환경오염이 지구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 1.2개? 환경위기는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
환경문제에 별 관심이 없거나,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사사건건 간섭하는 환경단체 때문에 돈벌기가 쉽지 않는 기업과 정부기관들은 이 수치가 반가울지도 모른다. 하루가 멀다 하고 환경오염 고발 기사가 보도되고, 환경론자나 과학자들은 몇 십 년 내에 환경재앙이 닥칠 것이라 경고하는데 실상 따지고보니 고작 지구 0.2개밖에 초과하지 않았다.
물론 이 0.2란 매직넘버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다를 수 있다. 환경론자에게 있어 0.2는 깊은 밤 잠 못 이루게 하는 긴박한 숫자일 수 있으며, 개발론자들에게 있어서 0.2는 인기없는 대중가요의 노랫말처럼, 들어도 곧바로 잊어버리는 무의미한 숫자일 수 있다.
0.2가 매직넘버란 칭호를 그냥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 0.2는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부의 편중 문제도 고발하기 때문이다. 초과하는 생태발자국은 다른 나라에서 가져온다고 앞서 잠시 언급했다. 부국에 있어서 0.2는 다른 곳에서 가져오는 것이지만, 빈국의 0.2는 빼앗긴 것이다. 생태발자국 지수는 부의 불평등 문제를 땅 넓이로 해석한다. 마치 어릴적 공터에서 하던 땅따먹기 같은 것이다.
위 그래프는 생태 발자국을 대륙별로 표시한 것이다. 세로축은 생태발자국 지수이고 각 색깔별 면적은 인구수를 나타낸다. 2001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생태발자국을 자랑하는 대륙은 미국과 캐나다가 있는 북아메리카이다. 이들의 생태발자국 값은 9.2ha이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생태발자국인 1.8ha에 비해 무려 5배가 넘는 값으로, 전 세계가 북아메리카처럼 살기 위해서는 지구가 5개 필요하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전체 인구의 9.4%밖에 되지 않는 북아메카의 인구가 아시아-태평양 보다 7배나 많은 자원을 사용하고 있다. 부가 지나치게 편중된 것이다.
북아메리카는 부족한 4개의 지구 분량을 다른 나라의 자원을 통해 보충한다. 실제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들은 제국주의 시기 그들의 식민지였던 저개발국, 제3세계 국가들의 광물자원을 거대기업을 통해 소유하고 있다. 식민지 역사가 발생한 16세기부터 지금까지 서구 선진국은 저개발국가들의 자원을 약탈해오고 있던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을 수 있다. “불평등 문제는 불평등 문제일뿐이지, 지구 환경문제와 관련 없지 않은가.” 그렇다, 서구 선진국이 계속 제3세계 저개발국의 자원을 약탈하고, 착취당한 국민은 착취당한 대로 살아가면서 생태발자국을 1.8ha만 유지한다면 지구는 지속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바로 세계화라는 히든카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세계화(Globalization)가 환경문제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그리스시대 미케네 해양무역에서부터 인류는 자국의 부족한 자원을 무역을 통해 보충하였다. 세계화는 현대판 무역 체제를 말한다. 세계화시대 무역은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사라진 ‘자유무역’을 의미한다. 선진국들은 이를 상품과 자원이 민주적으로 교환될 수 있는 체제라 말하지만, 사실 저개발국의 자원 이용을 좀 더 쉽게 하기위한 약탈적 무역형태인 것이다.
선진국들은 저개발 국가들의 굳게 닫힌 문을 열기위해 당근과 채찍 요법을 사용한다. 무상원조나 사회 인프라시설 같은 당근을 제공해 주면서 대상국가에게 기술과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시킨다. 그리고 그들이 본격적으로 개발에 눈을 뜨기 시작할 즈음에 선진국은 가차 없는 채찍을 가한다.
시장을 자율화해라, 긴축조정을 해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등의 가혹한 요구를 한다. IMF나 세계은행 같은 조직이 바로 그들이다. 그리고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 무디스나 S&P 같은 신용평가회사가 국가신용을 몇 단계 내려버린다. 그러면 곧바로 국가 경제는 추락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세계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는 국가들은 어느새 자유무역체제에 완전히 종속돼 버리는 것이다.
환경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세계화에 접속하는 모든 나라가 경제성장에 열을 올린다. 그들이 모델로 삼는 국가는 미국이다. 언젠가 미국처럼 잘 살겠지란 희망으로 열심히 돈을 모은다. 국제시장에 내다 팔 상품을 만들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양의 자원을 사용한다.
물건을 만들기 위해선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더 많이 사용한다. 공장을 설립하고, 물류환경을 좋게 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내는 과정에서 산림과 생태계가 파괴된다. 저개발 국가들의 생태발자국 지수도 높아지는 것이다. 이 속도는 선진국의 생태발자국 증가율보다 훨씬 높다.
시한부 지구, 어떻게든 생명 연장을 시켜야 한다.
지구를 오래토록 후대에 물려주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 바로 선진국의 생태발자국을 줄이는 것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이고, 식생활을 개선해 음식량도 줄이고, 환경공해물질도 줄이는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에 선진국들이 드디어 환경문제에 책임감을 느끼고 반성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바로 교토기후협약이다.
교토의정서가 2005년 2월 16일 공식적으로 발효되었다. 선진국들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약속된 이산화탄소량을 감축해야 한다. 그런데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1위인 미국은 2001년 교토의정서 협상과정에서 탈퇴했다. 산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미국은 최근 ‘청정개발 및 기후에 관한 아-태 파트너십’을 개최해 온실가스 감축 방법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여기에 참여한 국가는 일본, 한국, 중국,인도, 호주이다. 이 파트너십에 의하면 온실가스 감축 시기를 201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2년은 교토기후협약에서 미국이 줄곧 주장하던 온실가스 감축 시기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미국만 욕먹을 국가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지구 환경보호에 적극적이라 칭찬할만한가? 사실 교토의정서를 둘러싼 각 국가들의 사정을 살펴보면 ‘아름다운 세상은 아직 멀다’라고 느껴지게 된다.
온실가스 감축협약은 영국에 의해서 주도되었다. 영국은 교토의정서 논의 단계인 90년대 중반부터 기업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 준비를 하였다. 게다가 북해산 원유가 줄어들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훨씬 적은 LNG를 에너지원으로 하고 있었다.
따라서 영국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량인 -10%를 -20%까지 끌어올려 추가 절감 10%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권을 팔아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독일은 옛 동독의 낡은 설비만 교체해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온실가스 -25% 감축이라는 독자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하였다. 프랑스는 주 에너지원이 원자력(77.5%)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 걱정이 없다.
일본의 경우 자국에서 개최된 협약이라 분위기에 많이 휩쓸렸는지,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힘든 6% 감축을 약속했다. 일본 환경부는 충분히 실행 가능한 감축량이라 생각했지만, 실제 일본 산업계를 살펴본 결과 에너지 효율이 EU보다 훨씬 좋았다. 즉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일본이 미국이 주도하는 파트너십에 참여하게 된 것도 교토기후협약 의무이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각에서 교토기후협약은 환경협약이 아니라, ‘환경을 명분으로 한 경제 협약’이라 말할 정도로 그 순수성은 상당히 빈약하다. 선진국들은 절대로 자국 경제에 타격을 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자국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했지, 절대 허리띠를 졸라매는 정책을 펴지 않는 것이다.
9.2ha라는 북아메리카의 생태발자국 지수를 파격적으로 낮춰야만 지구는 좀더 지속가능할텐데, 말처럼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원히 실현될 수 없어 보인다. 에너지 비만국가인 미국과 높은 GDP를 위해 경제성장을 가속화하는 개발국가들로 인해 지구의 종말은 급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극단적 상황을 가정해 보자. 만일 모든 선진국이 생태발자국을 1.8ha로 낮춰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룰 완벽한 상황이 갖춰진다해도, 그래도 지구는 멸망한다. 왜냐하면 자원은 한정돼 있고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죽음이 ‘언제 도래하는가’이다.
모든 생명체의 기본 속성 중의 하나는 어떻게든 오래 살고 싶어하는 것이다. 불치병에 걸려도 어떻게든 오래 살기위해 가능한 방법은 모두 사용한다. 환경보존이나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도 마찬가지로 좀더 오래살고 싶다는 인간의 생존본능이다.
제러미 리프킨의 매우 우울한 저서 ‘엔트로피’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열역학법칙이 소개된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보존 법칙으로서 에너지는 결코 창조되거나 파괴될 수 없으며, 오직 한 가지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화한다는 내용이다.
즉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 태초부터 우주의 종말이 올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제2법칙은 엔트로피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라고 정의된다. 엔트로피는 더 이상 일로 전환될 수 없는 에너지의 양을 측정하는 수단이다.
달리 말하면 엔트로피란 어떤 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무용한 에너지의 총량을 나타낸다.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을 종합해보면, 지구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우리는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엔트로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 결국 유용한 에너지는 고갈될 것이라는 기다.
현재 우리의 주 에너지 기반은 화석연료이다. 화석연료의 문제점은 환경오염도 있지만, 고갈될 운명의 에너 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대안에너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왔고, 태양에너지가 그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리프킨은 태양에너지 체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태양에너지로 집 한 채를 따뜻하게 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록펠러 센터에 난방을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태양에너지와 풍력을 합친다 해도 엘리베이터조차 가동하지 못할 것이다. 록펠러 센터는 엘리베이터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30층, 50층을 걸어 다닌다고 생각해 보라.”
현대 산업구조는 고도로 집중된 에너지인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형성된 것이다. 태양에너지는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처럼 집중적인 것이 아니라 분산된 에너지이기 때문에, 고도로 집중화되고 산업화된 생활방식에는 맞지 않다. 따라서 태양에너지 시대에 살아가기 위해서는 저엔트로피 사회를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생활방식의 다운사이징, 다운쉬프트를 통해 에너지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양에너지 체제에 저엔트로피 사회까지 구현한다면 지구는 영원할까. 리프킨의 우울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태양에너지는 지상의 유한한 자원과 상호반응하여 이를 변환시키기 때문에 이 둘을 떼어서 생각할 수는 없다. 생체 내에서의 반응이건 산업생산에 있어서건, 태양에너지는 항상 지구상의 자원과 결합해야만 어떤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변환과정 때문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유한한 자원은 계속 무용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이런 것이다. 태양열 수집장치는 무엇으로 만드는가. 만약 수집장치의 원료가 되는 자원이 고갈되면 어찌할 것인가. ‘엔트로피’는 80년에 출간된 저서이다. 따라서 현대 과학의 높은 기술력은 고려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리프킨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이치에 맞으며 설득적이다.
결국 인류의 미래는 태양에너지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 저엔트로피 사회를 구현, 즉 생태발자국을 낮춰야 한다. 영원한 지속가능 사회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생명 연장을 하고 싶다면 이 길밖에는 없는 것이다.
<저자>
⊙ KAIST 윤범섭
<참고문헌>
⊙ Living Planet Report(WWF, 2002)
⊙ Living Planet Report(WWF, 2004)
⊙ 렉서스와 올리브나무(토마스 프리드만)
⊙ 엔트로피(제러미 리프킨)
⊙ 중앙일보 ‘온실가스 규제’ 기획기사 (중)속수무책 정부, 기업(2005.3.17)
⊙ (하)선진국, 이렇게 준비했다.(2005.3.18)
⊙ 한국일보 ‘한국인, 지구 2.26개 필요’(2003.12.10)
http://www.scienceall.com/sa0news/04/09e/reason_250144.jsp?selMenu=ac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한국 국민처럼 살려면 지구가 몇 개나 필요할까.” 녹색연합의 발표에 따르면 2.26개의 지구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수치는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이란 지수로서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가 해마다 발표하는 지구환경에 관한 지표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에 열을 올리고 때로는 경제침체에 심한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GDP는 세계 11위이며 국가 경쟁력은 17위이다. 전 세계 약 229개의 국가들 중 상위 5% 안에 드는 ‘무척’ 잘 사는 국가인 것이다. 더불어 생태발자국 지수로 비춰 판단하면 대한민국은 지구자원을 과용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에 있어 우리는 자책감을 느껴야 할 처지인 것이다. 덧붙이자면 위 생태발자국 지수는 2003년 12월에 발표된 것이라, 2년이 지난 현재 우리의 생태발자국은 더 늘어났을지 모른다.
생태발자국(Ecological Footprint)란 무엇일까?
생태발자국에 대한 설명에 앞서 우선, 생태학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생태란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생태도시, 생태환경, 생태교육, 생태문화, 생태공원 등 생태란 수식어는 마치 유행어가 되어버린 듯하다.
생태학이란 학문이 21세기 들어 많이 회자되고 있지만, 사실 생태학이 처음 발표된 건 1869년으로 약 1.5세기 전이다. 웹스터 사전에 의하면 생태학은 ‘생물과 그 환경 사이의 관계의 전체성, 또는 그 유형을 연구하는 분야’로 정의된다.
초기 생태학은 개체의 습성, 생리를 환경요인과 관련시키는 분야로 현대의 생태학 개념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현대의 생태학은 6,70년대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생겨났다. 현대적 생태학은 자원고갈과 환경문제를 생태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학문이기 때문에 인류활동으로 인한 여러 사회현상들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즉, 자원보존과 환경문제, 생물다양성 유지가 현대 생태학의 주요 연구대상인 것이다.
따라서 생태발자국이란 의미는 생태, 즉 자연에 남겨진 인간의 발자국을 의미한다. 음식, 옷, 집, 에너지 등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토지 등 인간생활에 필요한 자원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토지면적을 헥타르(ha)로 나타낸 지수인 것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자연에 악영향을 끼쳐 ‘생태파괴지수’라고 불리기도 한다. 2003년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생태발자국은 일인당 1.8ha(5,400평)이고, 한국인들의 생태발자국은 4.1ha(12,300평)이다. 여기서 2.3ha 차이의 의미는 현재 한국인 한 사람이 다른 나라의 토지 2.3ha를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석유나 곡식, 과일 등 외국에서 수입하는 자원이 2.3ha에서 생산되는 것들이다. 현재 지구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생태발자국 지수는 낮아질 것이 분명하며, 한국이 현 경제수준을 계속 유지한다면 한국의 생태발자국 지수는 꾸준히 높아질 것이다.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의 활동
WWF는 해마다 '살아있는 지구 보고서'(Living Planet Report)를 발표한다. 여기엔 멸종위기 동식물들의 개체수, 산림?광물자원 등 지구 생태에 관련된 중요한 인자들에 관한 조사가 실려 있다. 더불어 에너지 사용량이나 온실가스 배출량 같은 지구생태에 직접적인 위협을 주는 인자도 조사해 생태발자국 지수로 표기한다.
WWF는 1960년대 전후 아프리카 신생독립국들이 개발과정에서 야생동물을 대량 살상하는 행위를 목도한 영국 생물학자 줄리안 헉슬리가 야생보존을 위해 설립한 단체이다. WWF는 전 세계 과학자들, 공공기관, 기업들로부터 기금을 구성해 야생동물 보호활동을 한다. WWF는 세계 담수생물의 개체 수를 조사하는 활동 등을 통해 생물 멸종의 위험성을 고발하고 있다.
WWF가 조사하는 생태발자국은 다양하다. 농경지, 방목지, 삼림, 어장 등 식량에 관련된 생태발자국과 시가지(built-up land)같은 주거에 관련된 생태발자국, 그리고 핵, 화력, 수력발전 및 화석연료로부터 야기된 이산화탄소에 관한 에너지 생태발자국이 WWF의 연구대상이다.
이러한 생태발자국을 모두 더해 총 생태발자국 값(단위: 10억 ha)을 구한다.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1960년대 이후 총 생태발자국 값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1980년대 이전까지 인류의 생태발자국은 지구 총면적보다 작았으나, 80년대 이후부터는 지구의 수용한계를 넘어서기 시작하였다.
총 생태발자국 값을 지구 총면적으로 나눈 값이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지구의 개수이다. 2000년 인류에게 필요한 지구는 약 1.2개로 이는 자원사용과 환경오염이 지구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 1.2개? 환경위기는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
환경문제에 별 관심이 없거나,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사사건건 간섭하는 환경단체 때문에 돈벌기가 쉽지 않는 기업과 정부기관들은 이 수치가 반가울지도 모른다. 하루가 멀다 하고 환경오염 고발 기사가 보도되고, 환경론자나 과학자들은 몇 십 년 내에 환경재앙이 닥칠 것이라 경고하는데 실상 따지고보니 고작 지구 0.2개밖에 초과하지 않았다.
물론 이 0.2란 매직넘버는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의미가 다를 수 있다. 환경론자에게 있어 0.2는 깊은 밤 잠 못 이루게 하는 긴박한 숫자일 수 있으며, 개발론자들에게 있어서 0.2는 인기없는 대중가요의 노랫말처럼, 들어도 곧바로 잊어버리는 무의미한 숫자일 수 있다.
0.2가 매직넘버란 칭호를 그냥 부여받은 것은 아니다. 0.2는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부의 편중 문제도 고발하기 때문이다. 초과하는 생태발자국은 다른 나라에서 가져온다고 앞서 잠시 언급했다. 부국에 있어서 0.2는 다른 곳에서 가져오는 것이지만, 빈국의 0.2는 빼앗긴 것이다. 생태발자국 지수는 부의 불평등 문제를 땅 넓이로 해석한다. 마치 어릴적 공터에서 하던 땅따먹기 같은 것이다.
위 그래프는 생태 발자국을 대륙별로 표시한 것이다. 세로축은 생태발자국 지수이고 각 색깔별 면적은 인구수를 나타낸다. 2001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생태발자국을 자랑하는 대륙은 미국과 캐나다가 있는 북아메리카이다. 이들의 생태발자국 값은 9.2ha이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생태발자국인 1.8ha에 비해 무려 5배가 넘는 값으로, 전 세계가 북아메리카처럼 살기 위해서는 지구가 5개 필요하다. 또한 아시아-태평양 전체 인구의 9.4%밖에 되지 않는 북아메카의 인구가 아시아-태평양 보다 7배나 많은 자원을 사용하고 있다. 부가 지나치게 편중된 것이다.
북아메리카는 부족한 4개의 지구 분량을 다른 나라의 자원을 통해 보충한다. 실제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들은 제국주의 시기 그들의 식민지였던 저개발국, 제3세계 국가들의 광물자원을 거대기업을 통해 소유하고 있다. 식민지 역사가 발생한 16세기부터 지금까지 서구 선진국은 저개발국가들의 자원을 약탈해오고 있던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을 수 있다. “불평등 문제는 불평등 문제일뿐이지, 지구 환경문제와 관련 없지 않은가.” 그렇다, 서구 선진국이 계속 제3세계 저개발국의 자원을 약탈하고, 착취당한 국민은 착취당한 대로 살아가면서 생태발자국을 1.8ha만 유지한다면 지구는 지속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바로 세계화라는 히든카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세계화(Globalization)가 환경문제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그리스시대 미케네 해양무역에서부터 인류는 자국의 부족한 자원을 무역을 통해 보충하였다. 세계화는 현대판 무역 체제를 말한다. 세계화시대 무역은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사라진 ‘자유무역’을 의미한다. 선진국들은 이를 상품과 자원이 민주적으로 교환될 수 있는 체제라 말하지만, 사실 저개발국의 자원 이용을 좀 더 쉽게 하기위한 약탈적 무역형태인 것이다.
선진국들은 저개발 국가들의 굳게 닫힌 문을 열기위해 당근과 채찍 요법을 사용한다. 무상원조나 사회 인프라시설 같은 당근을 제공해 주면서 대상국가에게 기술과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시킨다. 그리고 그들이 본격적으로 개발에 눈을 뜨기 시작할 즈음에 선진국은 가차 없는 채찍을 가한다.
시장을 자율화해라, 긴축조정을 해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등의 가혹한 요구를 한다. IMF나 세계은행 같은 조직이 바로 그들이다. 그리고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 무디스나 S&P 같은 신용평가회사가 국가신용을 몇 단계 내려버린다. 그러면 곧바로 국가 경제는 추락하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세계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는 국가들은 어느새 자유무역체제에 완전히 종속돼 버리는 것이다.
환경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세계화에 접속하는 모든 나라가 경제성장에 열을 올린다. 그들이 모델로 삼는 국가는 미국이다. 언젠가 미국처럼 잘 살겠지란 희망으로 열심히 돈을 모은다. 국제시장에 내다 팔 상품을 만들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양의 자원을 사용한다.
물건을 만들기 위해선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더 많이 사용한다. 공장을 설립하고, 물류환경을 좋게 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내는 과정에서 산림과 생태계가 파괴된다. 저개발 국가들의 생태발자국 지수도 높아지는 것이다. 이 속도는 선진국의 생태발자국 증가율보다 훨씬 높다.
시한부 지구, 어떻게든 생명 연장을 시켜야 한다.
지구를 오래토록 후대에 물려주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 바로 선진국의 생태발자국을 줄이는 것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에너지를 줄이고, 식생활을 개선해 음식량도 줄이고, 환경공해물질도 줄이는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에 선진국들이 드디어 환경문제에 책임감을 느끼고 반성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바로 교토기후협약이다.
교토의정서가 2005년 2월 16일 공식적으로 발효되었다. 선진국들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약속된 이산화탄소량을 감축해야 한다. 그런데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1위인 미국은 2001년 교토의정서 협상과정에서 탈퇴했다. 산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미국은 최근 ‘청정개발 및 기후에 관한 아-태 파트너십’을 개최해 온실가스 감축 방법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여기에 참여한 국가는 일본, 한국, 중국,인도, 호주이다. 이 파트너십에 의하면 온실가스 감축 시기를 201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2년은 교토기후협약에서 미국이 줄곧 주장하던 온실가스 감축 시기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미국만 욕먹을 국가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지구 환경보호에 적극적이라 칭찬할만한가? 사실 교토의정서를 둘러싼 각 국가들의 사정을 살펴보면 ‘아름다운 세상은 아직 멀다’라고 느껴지게 된다.
온실가스 감축협약은 영국에 의해서 주도되었다. 영국은 교토의정서 논의 단계인 90년대 중반부터 기업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 준비를 하였다. 게다가 북해산 원유가 줄어들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훨씬 적은 LNG를 에너지원으로 하고 있었다.
따라서 영국은 온실가스 감축 의무량인 -10%를 -20%까지 끌어올려 추가 절감 10%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권을 팔아 수익을 올릴 계획이다. 독일은 옛 동독의 낡은 설비만 교체해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온실가스 -25% 감축이라는 독자적인 계획을 세우기도 하였다. 프랑스는 주 에너지원이 원자력(77.5%)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 걱정이 없다.
일본의 경우 자국에서 개최된 협약이라 분위기에 많이 휩쓸렸는지,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힘든 6% 감축을 약속했다. 일본 환경부는 충분히 실행 가능한 감축량이라 생각했지만, 실제 일본 산업계를 살펴본 결과 에너지 효율이 EU보다 훨씬 좋았다. 즉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일본이 미국이 주도하는 파트너십에 참여하게 된 것도 교토기후협약 의무이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듯 일각에서 교토기후협약은 환경협약이 아니라, ‘환경을 명분으로 한 경제 협약’이라 말할 정도로 그 순수성은 상당히 빈약하다. 선진국들은 절대로 자국 경제에 타격을 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자국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면 했지, 절대 허리띠를 졸라매는 정책을 펴지 않는 것이다.
9.2ha라는 북아메리카의 생태발자국 지수를 파격적으로 낮춰야만 지구는 좀더 지속가능할텐데, 말처럼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영원히 실현될 수 없어 보인다. 에너지 비만국가인 미국과 높은 GDP를 위해 경제성장을 가속화하는 개발국가들로 인해 지구의 종말은 급속도로 다가오고 있다.
극단적 상황을 가정해 보자. 만일 모든 선진국이 생태발자국을 1.8ha로 낮춰 지속가능한 사회를 이룰 완벽한 상황이 갖춰진다해도, 그래도 지구는 멸망한다. 왜냐하면 자원은 한정돼 있고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는 죽음이 ‘언제 도래하는가’이다.
모든 생명체의 기본 속성 중의 하나는 어떻게든 오래 살고 싶어하는 것이다. 불치병에 걸려도 어떻게든 오래 살기위해 가능한 방법은 모두 사용한다. 환경보존이나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도 마찬가지로 좀더 오래살고 싶다는 인간의 생존본능이다.
제러미 리프킨의 매우 우울한 저서 ‘엔트로피’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열역학법칙이 소개된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보존 법칙으로서 에너지는 결코 창조되거나 파괴될 수 없으며, 오직 한 가지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화한다는 내용이다.
즉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 태초부터 우주의 종말이 올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제2법칙은 엔트로피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라고 정의된다. 엔트로피는 더 이상 일로 전환될 수 없는 에너지의 양을 측정하는 수단이다.
달리 말하면 엔트로피란 어떤 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무용한 에너지의 총량을 나타낸다.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을 종합해보면, 지구의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고, 우리는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엔트로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 결국 유용한 에너지는 고갈될 것이라는 기다.
현재 우리의 주 에너지 기반은 화석연료이다. 화석연료의 문제점은 환경오염도 있지만, 고갈될 운명의 에너 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대안에너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 왔고, 태양에너지가 그 중 가장 으뜸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리프킨은 태양에너지 체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태양에너지로 집 한 채를 따뜻하게 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록펠러 센터에 난방을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태양에너지와 풍력을 합친다 해도 엘리베이터조차 가동하지 못할 것이다. 록펠러 센터는 엘리베이터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30층, 50층을 걸어 다닌다고 생각해 보라.”
현대 산업구조는 고도로 집중된 에너지인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형성된 것이다. 태양에너지는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처럼 집중적인 것이 아니라 분산된 에너지이기 때문에, 고도로 집중화되고 산업화된 생활방식에는 맞지 않다. 따라서 태양에너지 시대에 살아가기 위해서는 저엔트로피 사회를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생활방식의 다운사이징, 다운쉬프트를 통해 에너지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태양에너지 체제에 저엔트로피 사회까지 구현한다면 지구는 영원할까. 리프킨의 우울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태양에너지는 지상의 유한한 자원과 상호반응하여 이를 변환시키기 때문에 이 둘을 떼어서 생각할 수는 없다. 생체 내에서의 반응이건 산업생산에 있어서건, 태양에너지는 항상 지구상의 자원과 결합해야만 어떤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변환과정 때문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유한한 자원은 계속 무용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이런 것이다. 태양열 수집장치는 무엇으로 만드는가. 만약 수집장치의 원료가 되는 자원이 고갈되면 어찌할 것인가. ‘엔트로피’는 80년에 출간된 저서이다. 따라서 현대 과학의 높은 기술력은 고려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리프킨의 주장은 상식적으로 이치에 맞으며 설득적이다.
결국 인류의 미래는 태양에너지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 저엔트로피 사회를 구현, 즉 생태발자국을 낮춰야 한다. 영원한 지속가능 사회는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생명 연장을 하고 싶다면 이 길밖에는 없는 것이다.
<저자>
⊙ KAIST 윤범섭
<참고문헌>
⊙ Living Planet Report(WWF, 2002)
⊙ Living Planet Report(WWF, 2004)
⊙ 렉서스와 올리브나무(토마스 프리드만)
⊙ 엔트로피(제러미 리프킨)
⊙ 중앙일보 ‘온실가스 규제’ 기획기사 (중)속수무책 정부, 기업(2005.3.17)
⊙ (하)선진국, 이렇게 준비했다.(2005.3.18)
⊙ 한국일보 ‘한국인, 지구 2.26개 필요’(2003.12.10)
http://www.scienceall.com/sa0news/04/09e/reason_250144.jsp?selMenu=ac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